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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무대, 그곳에서 나는 '호스트바 선수'였다

페이지 정보

Lv.1 작성자 북한산호랑이
조회 164회 댓글 1건 추천 2건 작성일 2025-03-09 21:23

본문

밤의 무대, 그곳에서 나는 '선수'였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밤이 나를 불러서 온 걸까, 아니면 내가 스스로 그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 걸까.


나는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선수다.

정장을 입고, 완벽하게 세팅된 머리를 하고, 미소를 머금은 채 밤을 살아간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솔직히 호스트라는 세계가 이렇게 깊고도 복잡한 곳인지 몰랐다.

그냥 술 마시며 여자 손님들 기분 맞춰 주고, 가끔 선물도 받고, 운 좋으면 큰 돈도 벌겠지—

이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뛰어들고 보니, 이곳은 단순한 유흥이 아니라 완벽한 무대였다.

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기가 필요했다.

유혹도, 감정도, 사랑도 전부 역할에 불과했다.


처음, 나는 몰랐다.

그날 면접을 보러 간 곳은 고급스러운 라운지 바였다.

은은한 샹들리에 불빛, 여유롭게 와인을 기울이는 손님들, 그리고 테이블마다 앉아 있는 잘생긴 남자들.

마담이 나를 보더니 말했다.


"괜찮은 얼굴이네. 그런데 호스트바가 뭔지는 알고 왔어?"


당연히 안다고 했다. 술 마시고, 여자 손님들과 놀아주고, 그러면 돈을 받는 거 아니냐고.

그녀는 피식 웃으며 내게 한마디 던졌다.


"여긴 연극 무대야. 넌 이제 배우가 되는 거고."


그때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하지만 곧 알게 됐다.


손님은 왕이 아니다.

첫날, 테이블에 앉았을 때 손님이 내게 물었다.


"넌 왜 이 일을 해?"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학비 때문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돈이 필요해서라고 해야 하나.

그때 옆에 있던 선배가 나를 구해줬다.


"우린 손님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 말을 듣고서야 깨달았다.

이곳에서 나는 나 자신이 아니었다.

손님의 환상을 만들어주는 사람, 그게 호스트였다.


호스트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철저하게 계산된다.

미소 하나, 손길 하나, 말투 하나까지.

손님이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우리는 수없이 변신해야 한다.


어떤 손님은 달콤한 위로를 원한다.

"힘들었죠?"

"세상은 참 불공평해요."

"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


어떤 손님은 강한 남자를 원한다.

"그런 일 신경 쓰지 마요."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누가 뭐래도, 난 당신 편이야."


그리고 어떤 손님은 사랑을 원한다.

이건 가장 조심해야 하는 손님들이다.

그들의 마음을 너무 깊이 받아주면 안 된다.

호스트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을 판다.


유혹, 그리고 위험한 경계

어떤 밤은 쉽다.

웃고, 술 마시고, 분위기 맞추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난다.


하지만 어떤 밤은 어렵다.

손님이 취해서 울거나, 과거의 상처를 끄집어내거나, 호스트에게 집착하기 시작할 때.


그럴 때면 생각한다.

이건 정말 내가 원했던 삶일까?


하지만 다음 날, 은행 계좌에 찍힌 금액을 보면 그런 생각은 사라진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돈으로 환산되는 시간이다.


퇴근길, 나는 다시 나로 돌아온다.

새벽 5시, 화려했던 바가 조용해진다.

넥타이를 풀고, 거울을 보면 어딘가 낯선 얼굴이 비친다.

그게 진짜 나일까? 아니면, 내가 연기한 또 다른 캐릭터일까?


이 일은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세계다.

사람들은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남자를 보면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게 있다.


우리는 단순한 유흥업 종사자가 아니다.

우리는 사람의 외로움을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환상을 만들어주며,

마지막엔 사라지는 밤의 배우들이다.


나는 오늘도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내일이 오면,

이 모든 건 한밤의 꿈처럼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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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니꾼님의 댓글

Lv.1 작성자 니꾼
작성일 1달 전

길게도 써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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